PUBLISHING

Information

도서명
어부의 밥상에는 게미가 있다
저자
최승용
지역
삼동면
출판사
3people
출판일
2020년 12월 31일
가격
15,000원
연락처
055-867-1965

Story

이 책은 남해 어부들의 집밥에 관한 인터뷰집입니다.

“남해는 재료는 싱싱하고 좋은데 음식은 단순하고 맛이 없어”라는 여행객들의 말을 듣고 ‘옆집 어머님이 해주신 음식은 맛있는데’ 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은 어떨지 몰라도 남해 가정집에서 먹는 음식들은 싱싱한 재료로 다양하게 요리해 먹습니다. 남해섬은 반농반어半農半漁 지역으로 식재료가 풍부하고 싱싱하다는 것은 모두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그 식재료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어부, 농부와 같은 ‘생산자’일 것입니다. 남해는 섬이다 보니 ‘바다의 생산자’인 어부부터 시작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어부들은 자신이 직접 어획한 수산물을 집으로 가져가 어떤 음식을 해먹을까? 그 재료를 받아든 어부의 부인들은 어떤 음식을 해서 밥상에 올릴까? 어부들이 밥상에 올리는 음식을 통해 남해의 집밥, 향토음식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남해는 물살이 센 좁은 해협에 미끼도 없이 스스로 들어온 물고기만 잡는 원시어업방식인 죽방렴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건너와 정착하여 자리 잡은 ‘해녀’들도 있습니다. 육지와 인접한 남해의 북서쪽 설천지역에는 갯벌어업이 활발합니다. 깊은 바다가 있는 남해의 남동쪽 미조에서는 가두리 양식을 합니다. 남해섬 곳곳에는 크고 작은 배들로 어획하는 ‘어선어부’도 있습니다. 남해는 어업방식이 다양하고 거기서 건져 올리는 어종도 많습니다.

어획방식별로 거둬들이는 해산물의 종류가 다르기에 1해녀 2죽방렴 어부 3양식 어부 4어선 어부 5갯벌 어부 각 분야별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이들에게 계절별로 어획하는 해산물의 종류, 그것을 재료로 집에서 해먹는 음식, 지금은 잊혀져 가지만 과거에는 있었던 음식을 물어봤습니다.

남해 미조에서 음식 깨끗이 하기로 소문난 박윤자님은 어선어부로 문어 호박국, 고구마순 멸치 쌈, 굴김치, 털게 미역채, 탕국 비빔밥과 볼락구이, 물메기찜, 참돔 미역국, 굴 꼬치구이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인터뷰 한 날도 꽃게, 멸치, 병어를 가지고 와서 손질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람 좋아하는 어촌마을 이장의 부인으로 살아온 김순덕님은 고구마 빼떼기죽, 멸치 나물찜, 갈치 호박국과 조림, 장어구이와 장어탕, 물메기국·찜·전, 보리새우전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갯벌어부 윤복아님은 다양한 어패류 조리법을 들려주었는데, 청각 바지락 볶음과 청각채국, 바지락 칼국수, 우럭조개전골, 쏙 볶음, 굴 떡국과 쌀밥이 귀하던 시절 할머니가 해주던 보리 누룽지를 기억해 들려주었습니다.

미조의 양식어부 조순임님은 코고동 숙회, 보리새우전, 숙성 물메기회, 생선 미역국과 남해로 시집오기 전 어머니가 해주던 붕어찜을 추억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예로부터 다양하고 맛좋은 고기 나기로 유명한 앵강만의 해녀 주현주님은 전복과 뿔소라 꼬치구이, 해삼물회, 성게미역국, 마늘쫑 멸치조림, 거지탕. 어릴 적 제주 출신 해녀 어머님이 해주던 톳 무침을 이야기했습니다.

죽방렴 어부인 전대영·신영숙 부부는 원시어업방식인 죽방렴의 원리와 주 어종인 죽방멸치의 특별함 그리고 계절별로 활용법이 다른 멸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멸치 뿐만 아니라 죽방렴에는 여러 어종이 들어오는데 농어새끼 가지메기나 전어, 갈치 요리법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도시에 살다 갯벌이 있는 고향마을로 돌아온 정경희님은 바지락 손칼국수, 맛조개 고추장구이, 바지락 동그랑땡, 쏙 간장볶음, 파래무침 요리법과 갯벌에 관한 모든 것을 할머니가 가르쳐 주었다며 할머니의 찔레꽃 개떡을 그리워했습니다.

20살 때 제주에서 남해 미조로 건너 온 해녀 허영숙님은 제주에서 먹던 음식을 남해에 맞게 적용하여 후배 해녀들에게 전수해 주었습니다. 전복죽, 해삼물회, 멍게조림, 문어숙회, 톳 무침 조리법을 들려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던 제주 똥돼지 메밀국시 이야기를 하며 “맨도롱 또똣할 때 혼적 들이쌉써” 라는 제주 사투리를 하며 제주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남해 어부의 언어는 최대한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실었습니다.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소재를 이곳의 언어로 그대로 살리는 것이 그 말 속에 쌓인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단어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옆에 설명을 달았습니다. 이 책은 남해 어부들이 직접 어획한 수산물을 집으로 가져가 해 먹는 음식을 통해 남해의 집밥, 향토음식을 알아보고자 시작했습니다. 남해 바다 곁에서 평생을 살아온 어부들의 먹고사는 이야기로 들어가 봅시다.